“저는 어렸을 적부터 부암동 주택에 살았어요. 결혼 후 잠시 1년간 아파트에 살아 보긴 했어도요. 지금처럼 빌라에 사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수풀이 무성한 북악산 초입에는 여러 갈래 나눠진 작은 길 양옆으로 주택과 빌라들이 열을 맞춰 서있다. 각자 이 부암동을 두고 느끼는 감상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맛있는 스콘을 먹을 수 있는 빵집이 있고 자전거를 타고 매주 오르막을 오르던 곳이었다.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자전거를 타지 않지만, 여전히 부암동은 맑은 공기와 오래된 맛집 덕분에 휴일에 찾을 수 있는 서울의 몇 안 되는 쉼터였다.
권민석과는 작년 오드플랫이 호스트로 있었던 팝업에서 우연히 만났다. 내가 오드플랫을 시작했을 즈음 그는 이미 을지로에 에이스포클럽 @acefourclub 이란 바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이 바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골방’이라 부르던 옆 공간에서 빈티지 샵을 운영하고 있었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때는 매일 고치다 끝났죠. 조명 고치다가 전기도 많이 감전됐어요”
오래된 액자와 조명을 주로 취급했던 빈티지샵을 몇 해 지나지 않아 정리했다. 아니 그의 말대로라면 집어치웠다. 나 또한 같은 빈티지 샵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당시 그가 느꼈을 회의감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아마도 빈티지 샵이 없어진 그 빈자리를 그의 새로운 바, 웨스트윙 @westwingace 이 채웠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그가 수집했던 컬렉션을 확인할 순 없지만, 옅게 뭍은 지문처럼 당시의 흔적이 이곳저곳에 남겨있었다. 이를테면 소파 위의 액자와 수를 놓듯 빈틈없이 채워진 작은 오브제와 같은 것들이다. 그에게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해줄 것을 권했다. 그는 주전자를 뒤집어서 손수 자르고 용접하며 만든 조명을 들었다.
오드플랫 'HOME TOUR' 프로젝트는 영감이되는 개인과 집을 조명합니다.지금 바로 배준형 님의 집을 구경해 보세요.
친숙하지만 늘 새로운 의자
팬톤 체어 vs 팬톤 체어 클래식
베르너 팬톤의 의심의 여지 없는 걸작, 팬톤 체어. 현재의 리프로덕션은 비트라를 통해 ‘팬톤 체어’와 ‘팬톤 체어 클래식’ 두 가지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클래식의 리테일 가격이 노멀 버전의 4배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1979년 단종 후, 1983년부터 비트라가 생산을 다시 시작하며 과거의 방법대로 만든 버전을 ‘팬톤 체어 클래식’, 폴리프로필렌이라는 새로운 소재로 만든 버전을 ‘팬톤 체어’로 구분한 것이지요. 유광 락카로 칠이 더해진 ‘클래식’ 버전과 비교하면 폴리프로필렌 ‘팬톤 체어’는 광이 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팬톤 체어 클래식’은 허먼밀러와 비트라에 의해 생산되었던 1968~1971년의 팬톤 체어 제작 기법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세대로 따지면 2세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사출 성형 후 락카 마감을 더해야 했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었죠. 락카 마감의 내구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여 탄생한 것이 1971~1979년 비트라와 허먼밀러(~1975)에서 생산된 3세대 버전입니다. 사출 성형의 소재가 된 폴리스티렌은 이미 색상을 함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락카 마감이 필요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급격한 곡선이 생기는 무릎 부위에 지지대가 보강되어 내구성이 향상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리프로덕션은 4세대(팬톤 체어 클래식)와 5세대(팬톤 체어)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소개드리는 팬톤 체어는 구조적인 단점이 대거 개선되고 심미적인 완성도 또한 높은 3세대 버전입니다. 현재 2점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1973년과 1974년에 생산되었음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Panton Chair by Verner Panton (Black)
• Designer: Verner Panton • Manufacturer: Herman Miller (USA) • Year: 1973-74 • Dimension: W 59 x D 50 x H 83 x Seat Height 43
Platner Dining Table by Warren Platner (상판 사이즈 조정 가능)
• Manufacturer: Unknown (USA) • Year: Circa 1970~80s • Dimension: W 61 x D 61 x H 200
Post Modern Magazine Rack
• Manufacturer: Twist Inc • Year: 1997 • Dimension: W 30.5, D 27.5, H 27.5
Paint Can Oil Painting
• Materials: Oil on Canvas • Artist: Unknown • Year: Unknown • Country of Origin: USA • Dimensions: W 81, H 80, D 4 (프레임 포함)
Leather Covered Clock, Model 2504 by Arthur Umanoff
• Designer: Arthur Umanoff • Manufacturer: Howard Miller Clock Company (USA) • Year: 1960s • Dimensions: Ø 83 x D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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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보더들이 선택한 벤치
Axis 3000 2 Seater Bench by Giancarlo Piretti
2023년, 서울 압구정의 도산공원에 슈프림(Supreme)의 스토어가 오픈했습니다. 천장에는 대형 혼 스피커가 매달려 있는데, 데본 턴불(Devon Turnbull)이 뉴욕을 기반으로 전개하는 오자스(Ojas) 의 스피커입니다. 오자스의 스피커 인클로저 디자인은 오디오 브랜드 알텍(Altec)의 1960년대 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았는데요.
저희 쇼룸에도 메인 스피커로 활약하고 있는 A7 또한 그 시대의 알텍이 만든 것이지요. 데본은 사실 슈프림과의 협업 전부터 빈티지 오디오부터 현대의 하이파이까지 애호가에게까지 놀라운 반항을 일으키며 출시하는 제품마다 품절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도쿄를 비롯하여 슈프림의 해외 스토어를 방문하면 알텍의 오디오가 놓여있었는데, 어느새 그 자리를 오자스의 시스템이 차지하고 있더군요.
1994년 4월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는 뉴욕의 라파에트 스트리트에 슈프림의 첫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지안카를로 피레티(Giancarlo Piretti)가 디자인한 Axis 3000 벤치가 놓여있었습니다.
많은 브랜드에서 연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슈프림이 하는 것은 쿨해!’라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슈프림이 외부의 메이저 브랜드를 터치하며 만들었던 영향력, 수면 아래에 있던 아티스트를 우주로 쏘아 보냈던 폭발력은 참 대단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Axis 3000 2 Seater Bench by Giancarlo Piretti (Black)
• Designer: Giancarlo Piretti • Manufacturer: Anonima Castelli (Italy) • Year: 1970s • Dimension: W 120 x D 49 x H 75 x Seat Height 41
Axis 3000 2 Seater Bench by Giancarlo Piretti (Red)
• Designer: Giancarlo Piretti • Manufacturer: Anonima Castelli (Italy) • Year: 1970s • Dimension: W 120 x D 49 x H 75 x Seat Height 41